산중 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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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별곡
시 / 김인수
눈이 가두지 못할 큰 산을
오막살이 가슴에 담고
껍질을 벗겨낼수록
나를 버려야 그 언어를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을
진술해 놓았다.
대개 새들의 부리는
모서리를 필사했으므로
언어는 하양 뾰쪽했다.
이울어가는
사내의 달팽이관은 늘 흔들렸고,
보청기는 부식된 소시지처럼
냄새가 났다.
퉁퉁 불은 나뭇가지 문장을 읽으면
버려진 허공에
어떤 권력을 심으려는 서술이
전개되어 있고
푸른 발자국을 따라가면
은어떼 솟구치는
비상이 묘사되어있다.
침묵을 쏟아놓은 산을 읽으면
알 수 없는 어떤 희생이
한 뭉치 들어있다.
가이스카향나무
몸을 찢어 죽음을 바르고
숲의 상처를
싸매고 있다.
나무들이 빗질한 맑은 햇살이 숲을 다녀가면
산벚나무 아래 그림자는
바람의 춤사위를 받아 적고,
팔이 긴 여름의
품에서 내일을 키우고 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나뭇가지에
목을 걸고 있는
시든 꽃이 읽히고
어떤 길 잃은 발자국을 따라가면
다친 시간들이
가지마다 걸려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전력의 힘으로 산을 오르건만 희망의 힘이 도움을 소거해 갑니다
푸름은 늘푸름에 힘찬 오름을 내어주고
갈고리 걸린 역마살은 휘저음의 도랑에 빠집니다
순리, 그 오욕의 아가리가 넙적 다가옵니다
같이함은 역리의 당위성이 처연함을 이기면서 부터 입니다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Tang 시인님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산중에서 바라보는 숲의 노래를
풍경 껍데기를 가위질 한 글입니다.
tang님의 댓글의 댓글

형상이 조각나지 않아 두려움에 대한 접근이 없습니다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Tang 시인님 고운자락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 늘 건안 건필 하십시요
tang님의 댓글의 댓글

형용하는 힘으로 여름과 대면하여
생각의 힘을 폭염의 강함과 높음 만큼 확대하기 기대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산중 행보가 마치
노랫가락에 춤추듯 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리며......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 산중에서 다채로운 운율을 감상하며
다 가슴에 가두지 못하여
모자란 글로 끌적거려 봅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숲을 굽다는 표현 참 좋네요.
여름을 잘 표현 함에 잠시 탁족을 하고 갑니다.
좋은 시를 쓸려고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하셨을까
시를 통해 감동을 받아 기쁘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희양 시인님.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이장희 시인님 고운자락 감사합니다
저의 노력이야 있겠습니까 산중에 가면 때론 풍경으로 때론 소리로
형상으로 우리에게 알려줌이겠지요
감사합니다 시인님
은영숙님의 댓글

희양 님
오랫만에 뵈옵니다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그간 안녕 하셨습니까?
역씨나 산중 별곡 뿐 아니라 인생 별곡도
줄줄이 읊으실 탁월한 시심은
뉘라서 딸으리요
감상 속에 빠젔다 가옵니다
박수 갈채를 드립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희양 시인님!~~^^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어! 바쁘신 은시인님 예까지 오셨습니다.
여행을 하거나 산행을 하면 마음에 오려지는 어떤 의미나 풍경을
글로 만들어 봅니다
습관적으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부족한 글에 과찬의 말씀입니다.
늘 강녕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

수상한 여름입니다
숲을 굽는 걸 보면
곧 익어가겠습니다
머잖아 입추겠습니다
좋은 시
배독하며 물러갑니다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시인님 고운말씀 감사합니다
서울 다녀오느라 답글이 늦어 송구합니다
여름에는 산에도 다닐수 없을만큼 무덥습니다.
모서리가 있는 햇살을 피해 해질녘에 다니는데
숲을 굽는 것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