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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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6회 작성일 21-07-30 09:12본문
자리물회 / 백록
자리가 어쩌다 거리로 읽히는 요즘이다
어느덧 향수가 되어버린 백중날
식구들 모두 큰갯물로 모여 잘잘하게 칼질한 자리들을
울 할망 근심 같은 된장에다 버무리고
울 어멍 내음 같은 깻잎이며 제피며
울 아방 성질 같은 정구지며 고추며
비바리 누이 같은 물외를 촘촘하게 썰어
산이 생명수로 내린 엉장의 단물 받아놓은 양푼이로 몽땅 쑤셔놓고
막바지로 오줌쌔기 동생 같은 빙초산 한 방울 뚝 떨어뜨리고
식은 꽁보리밥 한 사발 훌훌 말아
허겁지겁 허기를 채우면
여름날 이보다 더한 맛이 과연
하늘 아래 또 있었을까
자리가 그새 좌불안석으로 비치는 지금의 난
문득, 부처가 되어가고 있다
백중 근처에서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감상하다 보니
오래전 여름날 남형제섬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대양을 바라보며 구로시오 난류에 찌를 태웠지만
그날따라 감감무소식이더군요
갯바위에서 얼굴과 등짝이
적세에 오른 고등어처럼 익어갈 때
밭 밑 가장자리로 자리 꽃이 활짝 피더군요.
잽싸게 채비를 교체하고 자리돔을 타작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놈의 자리돔 꾀나 아팠겠습니다
낚시질에 칼질에 입질에
육지 쪽 자리는 물컹해서 맛이 없더군요
그래선지 먹거리로 인정 받지 못하는 듯
제주에서도 남쪽 먼 바다엣것들이 식감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