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에 빠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9회 작성일 21-08-02 00:00본문
풀꽃에 빠지다/창문바람
여전히 찌들어있다고 여겼다
가치 없는 풀꽃들을 보지 않으려고
고갤 들어 빌딩 숲을 봤다
그래, 억지로 고개를 든 거다
그래, 억지로 찌들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창밖을 보며 색깔을 찾아 눈을 굴렸다
풀꽃들의 값어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너는 어디에 빗대도 다 네가 된다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핀 풀꽃은 정말 너와 닮았다
의지와 상관없이 피어있는 풀꽃은
누군가의 눈에, 머리에, 가슴에
틀림없이 위안을 줄 것이다
꼭 너라도 된 듯 말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의 값어치를 매겼다
그런 내가 오로지 풀꽃만을 눈에 담고 있다
눈에 담다 못해 그 향에 취해있고
그러다 못해 그 자태에 빠져있다
풀꽃들의 값어치는 없는 게 아니라
중천에 그렸던 네 미소의 값어치를 못 매겼듯
풀꽃들 또한 값어치를 매길 수 없었다
빌딩 숲을 피해 고개를 떨군다
피어있는 풀꽃들에 첨벙하고 빠진다
그 속에서 나의 전부인 너를 찾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