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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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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루궁뎅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1-08-02 22:49

본문

백야 


적색 신호등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네가 서 있는 건너편 그 자리에서 

내게로 달려와주길

푸른 신호등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고즈넉한 저녁

먼 길 돌아와 번지는 빛의 무리가

어스름 속으로 적색 신호등을 켠다

기다린다는 것은

부뚜막에 쪼그려 앉아

밤새 부지깽이질 하는 아낙처럼

말없이 너를 잊어주는 것

차들은 싱싱 속력을 내고

적색 신호등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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