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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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장
분해된 사연들이 눌려 으끄러졌다
몸통은 휘어지고 찌그러지고
찢어진 살갗, 뼈마디는 꺾여 있고
약속한 듯 행과 열을 맞추고 늘어서 있는
아이러니한 침묵들
결핵균에 감염된 폐부의 침묵으로 얼룩진 공동묘지에는
새까맣게 꼬리 올린 혓바닥이 추억을 핥고 있다
추억은 바람난 애인을 싣고 몰래 달아나버린
뺑소니 같은 것
크레인에 매달린 몸뚱어리가 아우토반을 그리듯
무한 질주의 엉긴 기름 덩이가 속옷으로 달라붙는다
화려했던 엠블럼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린다
눈물 꽃 같은 낡은 이름표에 갓 세운 독버섯들
앙가슴 두들기며 메멘토 모리
죽음에는 얄궂은 압류 딱지가 떡하니 붙어 있다
댓글목록
스승님의 댓글

죽여 주게 쓰셨네요.
정말 지적인 시입니다.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말복에 제 모가지 내놓아야 할
재수 옴 붙은 누렁이가 탈출하는 격일세^^
딱지값 안 내면 죽지도 못한다네
나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요지경 세상이야....ㅎ
여름이 가고 말매미의 울창했던 울음마저 떠나가는데
섭섭한 마음에 뒤늦게 농담 한번 날려본 거야
이해해 주시길....
그래도 칭찬해 주는 사람은 동생 시인님뿐이구먼
늘 고마워^^
편안한 밤, 행복한 꿈 꾸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