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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 같았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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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21-08-11 09:36

본문

엿 같았던 하루

  폴 차


밤이 깊어지기도 전
안식이 머물러야 하는 이 방에
이미 녹슨 하루와
엿 같았던 하루가 차갑게 식어
쏟아져 내려 쌓인다

내 가슴까지 차 오르는 묵직했던 하루,
그 속에는 빠져 익사한
미완성의 하루가 용해되어
몰약같이 나를 서서히 미라로 변형시킨다

커튼 넘어 침입한 가로등 불빛
이 한밤의 늪에서 뱃놀이하는 미라의
앞길에 등대가 되어주네!

온 밤을 유람하다
아침 햇살에 찔려 피 흘릴 미라여

아침 커피 한 잔 속에서 모닥 피어오르는
콜롬비아 언덕의 혼령이여

오늘 밤 죽어서 날 찾아 올 널 위해
난 다시 어제 아침의 내가 되어
발을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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