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람 이야기 > 창작시의 향기

저 바람 이야기/지천명

저기 저 바람
가을 소식을
실어 오는 것인가
서늘함이 스며드는 구나

나뭇가지들은
바람에게 꺽기지는
말아야지

바람결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일뿐이다

바람속으로 스며들어
바람의 숨결로 흔들리다
바람이 누우면 바람결로
눕다
바람결로 일어서서
흔들리기만 하여라

바람을 막아서지도 말고
바람을 뛰어 넘지도
말아라

바람  곁에 너무
가까이 기대지도 말아라
흔들리는 바람결에
곁가지가 찢겨질수도 있다

바람아 바람아
네가 주인이다

네가 가을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