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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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 콜키쿰
그런 화법이 좋다
에두르지 않고
남의 귀를 당겨 속살대지 않고
머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뱃속에 있는,
순간 진실이라 싶어도
오래 웅크리며
한꺼풀 고스란히 벗은 생각
한 장의 낙엽을 얻기 위해
몇 백 장의 그림자를 그리고 지우다
그 낙엽마저 산산히 부수어
빗물에 개어마신 화두
몇 해의 가을을 켜켜로 뒤집어 쓰며
찰지게 굳어진 사상
그 밑에 오체투지로
엎드려 기어다니며
가슴과 배로 습득한,
반드시 마음을 비워서 공명실을 만들고
이미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반드시 끓는 점을 가져
0,1도가 부족해도 나올 수 없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딱 그것만 뱉고는 죽어도 좋은,
직유도 은유도 환유도 제유도
걸리적거리는 절벽 혹은 절박,
어떤 말과도 타협하지 않는
나도 그런 화법을 가지고 싶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그런 화법, 저도 배우고 싶네요.
시를 쓸 때마다 그런 화법이 잘 되질 않아,
썼다가 지우곤 합니다.
생각을 던져주는 시 잘 읽었습니다.
자주 좋은 시로 뵙기를 바래봅니다.
콜키쿰님의 댓글

안녕! 하세요. 초보자의 시를 달인의 눈으로 읽어 주셨네요.
부끄럽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음 뭐라고 해야죠? 좋네요.
눈울 땔 수 없이 눈이 호강합니다.
시를 넘 잘 빚으시네요.
부럽기도 하고...놀랍기도 하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콜키쿰 시인님.
콜키쿰님의 댓글

감사 합니다. 그저 쇠된 소리가 나는 초보의 글입니다. 읽어 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