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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시간(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1회 작성일 21-08-26 11:13

본문

  골목의 시간 





  감전동 새벽시장엘 가려면 

  여러 모양 여러 소리를 지닌 골목들을 지나야 한다.


  오래전 내 살던 공단기숙사 앞 사거리는 한 달 한 번 꼴로 교통사고가 났다.

  노을 스러질 무렵 공단식당의 아들내미 코 흘리며 다가오면

  언제나처럼 용돈 달라는 신호

  신호에 맞춰 내 손은 빠르게 지갑으로 달려갔다.


  감전동 사거리 먼지 쌓인 신호등 지나 주물공장 저편엔

  구름다리가 차들을 구름처럼 띄우고

  추운 청춘은 다리를 절며 다리 밑을 지나곤 했다.


  새벽시장은 내겐 짙푸른 산책로였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허름한 잠바 걸친 저녁이 오면

  허기는 늘 새로웠다.


  오뎅 하나 따뜻한 국물 한 컵으로도

  어느새 사치스런 나의 행복

  냄비에서 솟아오르며 내 코를 간질이던 하얀 김은

  어떤 영혼 같기도 했다.


  하루를 잘 지내왔냐고 서로의 안부를 묻던 사람들

  지금은 없다.

  떠나고 배신하고 실종되고 혹은 하늘로 가버린,

  그렇게 처마 끝 물방울처럼 떨어져나간 사람들.


  골목을 빠져나와 작업장으로 향하던

  1.5톤 트럭 안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내 사랑 내 곁에,

  가수는 병마를 못 이겨 가버렸다고 뉴스는 전했다.


  생은

  골목길 들어서기 전 비보호 좌회전 같은 것

  선택은 자유지만 보호는 기대 말라는,


  노래는 남았지만 가수는 가고

  골목은 남았지만 유행가는 늘 바뀌었다.


  가끔씩 나는 골목의 시간을 걷는다.


  낡은 묶음 시간이 쌓인 내 골목에 쏟아지는

  여러 모양의 빛과 또 여러 꿈을 가졌던 노래들,

  

  가만히 시장의 저녁을 둘러보고 있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랍 한구석에 묵혀둔 앨범들을 잠시 꺼내어 봅니다.

캄캄한 서랍 속에 잠들었던 시간들이
새벽시장의 풍경 속으로 첫눈처럼 침묵으로 쌓여갑니다.

편안한 저녁 되시길요, 너덜길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이 시를 다시 올린 이유도,
앨범처럼 간직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언제나 깊은 사유를 저에게 던져주시는 것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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