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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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밥처럼
돌아갈 곳이 있어서 좋겠다
꽃으로 사는 게
지루하다 싶을 때
잠시 연밥 속으로 들어가
영글 생각만 하면 되지
다시 또 꽃이 될 생각에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
백일홍 옆에서
꽃 피는 상상으로
빈 의자 지키고 있는 노인 보다
눈 딱 감고
다음을 꿈꾸는 연밥이 된다면
고개를 연못에 처박고
한동안 묻혀 있다가
어느 순간은 문을 열고 나올 테니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어디 연꽃 같을라고
연꽃을 받아 든 연밥 같을라고
그 자리 있다는 것이
다음에 꺼내 놓을 게 있다는 것이
연꽃보다는 못하지만
꽃을 피울 수 없다고 해도
연밥처럼 움켜쥔 게 있다면
다음을 꿈꾸는 게 있다면 몰라도.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단지 너무 좋은 시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 글을 씁니다.
그렇다고 완전무결한 시라는 말은 아니지만,
여러번 읽고 설렜다는 것도 알아주셨음 합니다.
앞으로도 싱싱하고 좋은 시 많이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 가지고 갑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너덜길 시인님이 말씀 하신 것처럼 완전무결한 시가 아닌 것은 결말 부분이 아쉬워서 하신 지적 같습니다.
새로운 시적 향기가 풍기면 동요합니다.
저는 이 작품보다 시인님의 능력을 높이 삽니다.
기존 기성 시인들 ( 모지리들, 저도 포함) 보다 탁월합니다.
쓰레기들 속에서 보석을 찾아 낸 느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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