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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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14회 작성일 21-08-27 11:33본문
만나다
건물 위치에 엉뚱한 과수원이 있다
내비게이션으로 몇 번을 확인해도 틀림없다
귀신에 홀린 듯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사이
과수원에서 여자가 곧장 내게로 와
대뜸 왜 여기로 왔냐고 소리친다
사람 잘못 봤다는 말에 자식도 못 알아보는
에미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냐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언성을 높인다
젊은 나이에 안됐다 싶다가도 예감이 이상해
자리를 벗어나려고 차에 올라타려 하자
여자가 냉큼 먹음직스런 큼직한 배를 건넨다
뒤탈이 두려워 못 본채 하고 그냥 가려는 걸
여자가 소매를 붙잡고 서럽게 울어댄다
하는 수없이 배를 받아 들어서야 울음을 그치고
과수원 내력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를 언급할 때는
어찌나 수줍어하던지 그사이 여자에게 호감이 생겨
과수원을 들러볼 겸 여자 부모에게 길도 물을 겸
같이 과수원에 가보자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자가 이제 그만 가라고 단호하게 말하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과수원으로 줄행랑을 친다
혼란한 일을 겪어서 그런지 머리가 어지럽고
온통 사방이 캄캄해져 숨도 안 쉬어지고
자동차 시동마저 켜지지 않아 죽을 것 같은데
등불처럼 여자가 준 배에서 빛이 난다
호흡이 펴안해지고 밝아진 주변을 살피니
응급실이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暗이 존재와 해후한다니 청천벽력 같은 발상입니다
일본 냄새가 나는 이유입니다
존재로서 의식이 되려 함에 방점이 있는 점은 살 수 있지만
인식이 전혀 가능치 않아 물러야 할 듯 합니다
일본 온유도 좋게 안쓴 이유가 역발상 때문인 모양입니다
한국적 취향으로는 왕림으로 된 온유함이 선호되는데
임하는 기운으로 된 인식이 될 때 까지 자기를 높인다 볼 수 있습니다
영적이 세상이 누락되어도 인식이 좋지 않게 샹각하긴 합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따끔한 충고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tang님의 댓글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覺이 도움될지 모르겠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기분 좋은 뒷통수를 탁 때려주시는군요.
읽을 때마다 앞으로의 시가 더 기대되는 건,
결코 허상이 아닐 거라 믿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대로 시를 쓰려면 한참은 멀었지만 노력해서 너덜길님처럼 치밀한 짜임새로 호소력 있는 시를 쓰는 게 바람입니다.
힘이 되는 격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