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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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몇 갈래일까?
움킨 조각들이 망막을 지나 마음속으로 흩뿌려진다
어떤 날은 슬픔으로 출렁거리다가 동백꽃으로 얼굴 내밀었다
또 어떤 날은 철없던 아이의 웃음소리가 마당 가득 떠들썩거렸다
해거름 녘 철부지가 떠난 놀이터에는
인기척에 놀란 시소가 동쪽 하늘로 기웃거리다가 삐거덕 내려앉는다
뇌경색이 재발한 어머니가 퇴원하고 요양병원으로 갔다
어머니를 버려두고 뒤돌아 내려오는 길가에서
내 몸뚱어리도 마비된 채 삐거덕 주저앉았다
큰길가 사거리에 도착하자
낯선 신호등이 나를 바라보며 한참을 비웃다가
“야 이 후레자식아” 한마디 쏘아붙인다
차들이 빨간 신호등을 지나 터널 입구로 씽씽 달려간다
신호등이 토해버린 쉰 얼굴에는 허연 구더기가 꿈틀거린다
찢어진 거리에는 우두둑, 보늬가 흠씬 내린다
쇠심줄 같은 빗발이 발목을 잡아당긴다
댓글목록
스승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주말입니다,
행복하게 보내세요 형님,
날건달 시인님...
제가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그러나 형님은 의형으로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우연이란것이 모여 운명을 만드는 것일진대
우린 모두 어쩌면 우리에게 찾아온 복덩이를
은연중에 잊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동생!
즐거운 토요일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