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도 > 창작시의 향기

나의 기도

용기를 주세요
쫒기듯 서둘러 오르자
거르지 않고서 내게도
인사를 건네는 기사에게
반사 모드로 답인사 전하는
용기를 주세요

용기를 주세요
물기 쏙 뺀 대걸레로 바닥을
밀고 있는 또래의 아줌마에게
미소띈 눈인사를 건넬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용기를 주세요
건물 뒤켠 어지러이 내뱉어진
가래침과 백오밀리 포신들이
뿜어대는 자욱한 흡연공간을
숙여 쓸어담고 있는 저 이에게
헛인사말이라도 건넬 수 있는
그런 용기를 주세요

용기를 주세요
종일 걸어 잠그고 틀어박혀 있는
저 놈 방문을 쾅쾅 노크할 수 있는
용기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