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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계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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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달래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1-09-02 19:39

본문

가을, 계절병/달래강



가을과 함께 도지는 계절병이 찾아왔다

마음에도 골다공증이 있나 보다

가슴에 스산한 바람이 분다   

떠나있던 슬픔도 한 자락 내 손을 잡고

첫사랑의 아픈 추억도 말갛게 새살 돋는

그냥 정처없이 훌쩍 떠나고 싶다

낯선 골목 골목을 더듬어 내 잃어버린

무엇인가 찾아내야 될 것 같은

어느 바닷가라도 좋겠다

​지난 여름 홍역 치루고 잔잔한 물결

백사장에 내 발자국 하나 찍고  

​실타래 처럼 서려있는 사연 바닷물에

풀어내고 싶다 속 후련 하도록,

내 아픈 상처를 핥으며 계절병이 깊어 질 때쯤

곳곳에 결실이라는 풍요의 깃발이 나부낄 테고

나 혼자 상실의 아픔을 안고 서성이겠지

그러나 가을은 속절없이 지나갈 것이고

낙엽이 발복을 덮을 때 쯤 찬바람이

내 창문을 두드리면 계절병도 

서서히 물러가고 강인한 겨울을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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