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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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콜키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5회 작성일 21-09-04 01:45본문
가을
엄마가 농해버린 수박을 자르다 말고
검은 비닐 속에 쓸어 담는다
미심쩍은 칼날처럼 내리던 비가 그치고
조각내다 만 시간을 어둠 속에 쓸어 담는다
살짝 각도를 바꾼 것 뿐이다.
갑자기 그늘을 드리우는 모든 것이
쓰레기로 보이기 시작하면
빗자루로 그늘을 쓸어 낼 수도 있고
불을 놓아 그늘을 태울 수도 있다.
삽으로 퍼내어도 옮겨지지 않던 그늘을
실바람으로 날려보낼수도 있다
살짝 각도를 바꾼 것 뿐인데
터지고 갈라진 틈새에 부착 되었던 울음이
뚝뚝 그치고
이제는 얼음에 희석 시키지 않고도
뜨거운 맛을 볼 수 있겠다
제대로 쓴 맛을 볼 수 있겠다.
댓글목록
이중매력님의 댓글
이중매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아요.
콜키쿰님의 댓글의 댓글
콜키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이중매력 선생님!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각내다 만 시간을 어둠 속에 쓸어 담는다',
'살짝 각도를 바꾼' 시어들이 눈과 맘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런 가을도 있다는 거군요.
잘 읽었습니다.
콜키쿰님의 댓글의 댓글
콜키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전축이 삐딱해서 계절이 있다고 하길래 , 재미 있어서 한번 쓰보았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