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잔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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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22회 작성일 21-09-04 09:31본문
딱 한잔하러 가는 길 / 백록
사회적 거리를 핑계로 오래간만이라는 친구의 전화가 와서
딱 한잔하러 가는 길이다
내 여생의 마냥 외도 같은 외도外都에서 친구의 도성都城인 노형으로 향하는
316번 버스로 몸을 맡겼는데
내도동 현사마을과 이호동 오도마을 사이로 갈왓이라는 이정표가
제법 선선해진 어스름 속에서 쓸쓸히 읽힌다
근처로 오도롱 오도롱 지껄이는 간판들과 함께
가만히 뇌까려보니
오도롱은 언뜻 오라는 소리인 양 비치고
갈왓은 가라는 행간으로 스치는데
그래, 이 세상은 오고 가는 거다
친구와 술잔을 부딪치기 위해
잠시 만나고 헤어지는
그런 인연인 거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 인연이 참 부럽습니다.
부산에서 헤진 조랑말을 타고 몇 시간을 달려 전남 화순에 다녀왔습니다.
그 길가 그 언덕배기에서 마음 한 조각 꺾어 술 한 잔 나눌 지기가 없더군요.
지기란 놈이 전화가 와서 달랑 한다는 말이
모친께서 편찮으신데 전문의 추천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울 어매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안부 한마디 없이.......
뭐 할 수 없이 아는 바 알려주었지만
제가 인생 헛살았다 싶습니다.....
돌아 와 이웃 사촌이랑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편안한 토요일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처에 친구 하나쯤은 있을 만 하지요
여긴 아직 시골이라 그럴 수도
도시는 참 야박하지요
특히, 요즘 같으면 더욱
셋이 되고 넷이 되면 시끄럽더군요
늙어갈수록 옹고집만 생기고
ㅎㅎ
응원합니다
근처에서 찾아보시길
렉호님의 댓글의 댓글
렉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알려주었음에 비로소 지기도 느꼈을겁니다.
모친이 편찮아 글쓴님을 의지한 것 또한
따뜻함이 아니겠습니까
마음이 간사해 당장은 한없이 이기적일 수 있지만
부는 바람이 비로소 여유로 다가올 때
인생의 이치를 하나씩 배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