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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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기술(技術)
우리 모두 그 언젠가는,
각자의 묘비 뒤에 쓸쓸히 눕겠지만
겨울을 향해 누워버린 애잔한 가을처럼
하얀 서리 묻은 외로운 낙엽처럼
기억을 모두 털어내고 침강하는 시간처럼
오직 적막한 기다림으로 텅 빈 가슴처럼
마지막 풀잎소리에 기울이는 허황된 귀처럼
모든 건 공허하기에, 입으로 미망(迷妄)의 시를 부르며
나는 서서히 나에게 스스로 부드러운 사망을 권유하는데,
또 다른 낯선 사람이 어느덧 내가 되어
먼 소망의 눈짓으로 미련한 사랑을 한다
몸 안에 숨가쁘게 헐떡이는 예리한 심장
그 뜻을 모르는 나는 아직도,
세상을 모질게 살아내는 삐에로의 숙명(宿命)만 생각한다
아, 죽음보다 창백한 영혼에 못박힌 삶 하나 부여잡고
줄기차게 언제나 내 줄을 끊어버리곤 했던 절망 같은 것,
그것은 지치지도 않는지
이번엔 기어코 아주 오랜 잠을 잘 준비를 해야겠다
그 누가 제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을,
- 선돌,
이젠 안녕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환한 웃음 뒤에 감춰진 피에로의 눈물처럼....
살아갈 날 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아서
그래서
서글퍼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저의 죽음에 대해 가끔 떠올려봅니다.
저는 천화를 꿈꾸어봅니다.
잉걸로 타오르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불티처럼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글 같지도 않은 거에 공감으로 머물러 주시니..
고맙습니다
소녀시대님의 댓글

죽음에 대한 생각이 부질없지만
그래도
어쩔수없는 자연의 섭리로 생각해야겠죠
조금은 억울하지만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억울할 거 하나 없다는..
누구나 제 몫의 시간은 에누리 없이 다 쓰고 가기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