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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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구석
취업이 되지 않아
도축장에서 잠시 일할 때
갈고리에 줄지어 걸린 돼지를 보며
권투 영화 록키의 한 장면이 떠올라
똑같이 따라 해 보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손모가지가 갈고리에 걸릴 터였다
신물 나게 소와 돼지의 내장을 옮기며
감별사가 육질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걸 보고
내 등급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지만
이미 수능을 마쳤을 때 장래 등급이 정해졌다
회사 식당에서 나오는 고기반찬은
낮은 등급의 돼지고기로 요리했음에도
맛의 등급은 으뜸이었다
제육볶음이나 김치찌개는 말할 것도 없고
회식 때 구워 먹는 갈비를 주방 아주머니가
어떻게 양념하고 숙성을 잘 시켰던지
구워내는 족족 입에 넣기 바빴다
행복은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는
이게 내가 믿는 구석이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좋아요. 발견도 좋고 서술도 좋아요/ 단 마지막 행은 빼야 합니다. 설명이니까요..//행복은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요기까지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네, 시인님.
늘 귀한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