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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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4회 작성일 21-09-08 12:48본문
무덤에 시민 비가 그친 뒤 가을 햇살은 해맑은 미소 저물어 가는 마음속까지 밝게 번지며 잠든 무덤까지 깨우는 늦가을 농촌에 풍경은 따뜻한 기운 땅속까지 전하며 뿌리도 튼튼하게 해 주는데, 그렇게 가을비가 추적거리고 지나간 자리 도심에 세상 모든 골목은 쓰레기처럼 젖어 있었고 인적도 드문 깊은 산골 공동묘지 풍경처럼 삶에 지쳐 숨소리도 막고 지내는 코로나 펜데믹 현상 저무는 이해를 직장도 잃고 떠도는 가장에 꿈, 무미건조한 허리띠 졸라매고 맨발로 뛰는 청춘들 지친 얼굴은 검버섯에 탄 광부를 연상케 하는 그 흔한 물 한 모금 마셔보는 것은 유일한 휴식입니다 엊그제 태어난 갓난아이 칭얼대면 젖 물리던 미모가 충줄 한 아내는 주변에 부러움과 꽃이더니 어느새 주름진 눈가에 하나씩 돋아나는 검은 점들은 삶의 늪에 갇혀버린 굴곡진 시간 상징처럼 퍼져가고, 눈뜨면 감언이설로 힘을 비축하는 폭풍에 세력들 저마다 꼬리를 흔들며 매스컴은 침이 마르게 권력 확보에 몰두하는 찌개 발 같은 집단에 행보는 용을 잡으려면 뱀의 꼬리라도 밟아야만 했을까? 출세 가도에 자신에 깃발을 곳곳에 세우는 일 저무는 가을 배가 고프면 뱀의 꼬리가 더 요란하게 용의 마음을 유혹하는 불가사의 현실 앞에 땅꾼의 기질은 야욕만을 챙기며 몸보신에 기회를 엿보는데 다시는 힘들고 외롭게 살지 않으려면 세월 속에 사라져 간 용의 꼬리를 답습하지 않는 것, 무덤에 시민으로 갇혀버린 동면 속에 세상은 너도나도 흙이 되고 모든 자연에 자양분이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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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두무지 시인님!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오래전 시에 문외한인 저에게 주신 격려의 말씀,
늘 가슴속에 품고 살고 있습니다.
시인님의 시를 시마을에서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분한 칭찬을 해주신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사실 저의 시는 초보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그러나 시의 공간에 부족한 내용이지만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은 많습니다
지금은 강화도에 텃밭을 경작하는 관계로 자주 못 뵙습니다
시인님의 좋은 <시> 이 공간에서 펼쳐 지시기를 빕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