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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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가 전당포의 금붙이였던 시절
어스름 속으로 전깃불이 끄물 거리고
옆집 양옥에 살던 영주네에서
축제의 만찬이 시작되었다
나는 부엌문을 열고 서성거리다가
뱃속에서 창자가 꼬르륵, 꼬르륵 울고
찬장 속에는 한 소쿠리의 꽁보리밥
초저녁 달빛이 제사상 물밥처럼 흐물거렸다
천국과 지옥이 시멘트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배꼽시계를 타고 오락가락하는데
철대문에 혼자 삐뚜름히 기대어 퀭한 하늘만
바라보았다
멀리서 소금에 절인 발소리가 황급히,
고등어 한 손을 들고 부리나케 달려왔다
오래전 그날
가다 서다 멈추어버린 내 유년의 시곗바늘이
불 꺼진 방 안에서 째깍째깍 감기고 있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고등어가 품고있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옛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참 좋습니다.
호흡이 조금 만 더 길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
좋은 작품들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시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요즘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격려의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인님의 말씀대로 한번 고쳐 봤는데,
제가 보기엔 그게 그거 같은데요
부끄럽습니다.
욕심이지만
저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말씀해 주시면......^^
편안한 잠자리 드시길 바랍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천국과 지옥이 내포하는 사유를 12절 이후에
더 심화 시켰으면 하는 아쉬움 이었는데
퇴고를 통해 옆집 양옥과 시멘트 담벼락 너머 나와의 대비가
선명해 져서 행간의 공명이 크게 느껴집니다.
늘 느끼는 바지만 저는 시인님의 시가 참 좋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알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제 사회교육원 2학기 시 창작 과정이 시작되었는데
우리 반 학생들의 나이가 70대 두 분과 대부분 육십 대....
오십 대인 제가 막내였습니다.
별 볼 것도 없는 졸 글에 늘 좋은 말씀 남겨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이장희님의 댓글

초등학교 때 직장다니시던 엄마가 호떡을 사가지고 오면
난 엄마보다 호떡을 반겼어요.
철 없던 시절 지금 돌이켜 보면 가슴이 아파오네요.
시인님 시를 감상하며 추억이 떠오르네요.
약간 애절한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어머니... 생각만 해도 가슴뭉쿨하죠.
늘 건필하소서, 날건달 시인님.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비약이신듯 합니다.
요즘 혼자서 어릴적 사진을 놓고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적어 보곤 하는데.....
처음 몇 문장은 잘 나간다 싶더니
결국 항로를 이탈해 버리더군요.
제 마음 속에 각인된 풍경들을
글자로 표현한다는 것이
보통 내공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평온한 휴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미상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날건달 시인 형님.
국가요원(초능력자=신)에게 벌을 받느냐고 힘듭니다.
하여 요즘은 정신이 없습니다.
시는 잘 보았습니다.
시공부를 하신다니,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