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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41회 작성일 21-09-16 13:57

본문


허수아비* /최현덕

 

 

잡새들이 허수아비를

허깨비로 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리만 지키는 허수아비 세상에

하릴없이 서 있는 허수아비를

잡새들은 비웃습니다

동분서주하던 허수아비를

잡새가 허깨비로 보는 건

잡새의 착시 현상이거나

허수아비의 요지부동 자세이거나

뻣뻣한 거만 이거나

 

허수아비

더운 바람에 헛기침 소리로

찬바람에 등 짐을 진 으름장으로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다가

추파를 던지는 황새에겐 어깨를 내줍니다

약자에게 으름장을 강자에게

보기와 다르게 약한 모습입니다

허수아비 눈치가 

초고속 시대의

사람 사는 세상을 빼닮았습니다.



* 제구실 못하며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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