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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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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8회 작성일 21-09-19 05:57

본문

우물의 독백


죽음은 우물 속에 비친 얼굴로 찾아온다.

건져 올리지 못한 얼굴이 우물 속에 갇혀 있다.

덮개문에는 얼굴 하나 자물쇠로 꽁꽁 채워져 있다.

우물 속에는 여름날 담가둔 수박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 얼굴이 둥둥 떠다닌다.

젊은 아낙이 우두커니 추락의 깊이만 들여다보고 있다.

우물가에는 두레박으로 퍼올린 절망이 발등으로 쏟아져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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