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코로나 신위 > 창작시의 향기

顯 코로나 神位 / 백록

지난해 추석엔 당신을 철저히 죽이고 싶었다

나의 근친들을 뿔뿔이 갈라놓은 걸

사뭇 원망했으므로

떠올리는 것조차 너무 지긋지긋했으므로

부득불,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올해엔 당신을 받들어 모시기로 했다

영면하시길 빌어야겠다

이 속세를 떠나지 못하는 당신의 한을

정성껏 풀어드려겠다

조상님들과 함께

변변치 못한 차례상에 배읍^拜揖하며

인간의 원죄를 빌어야겠다

무지한 나의 죄업을

잠시 숨을 멈추고

神이시여!

부처를 빌어 살생을 하지 말라 했거늘

예수를 빌어 원수를 사랑하라 했거늘

가슴속 깊이 새기겠나이다

하염없이 사무친 원한

그만 거두어주소서

이제 그만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