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올려다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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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올려다보는 아이
내 입천장에서는 밤마다 어느 소리가 새어 나온다. 풀벌레 기어 나오는
내 입천장에는 구멍이 하나 위로 뚫려있어서
그 속 깊숙이 더럽혀진 유리조각 하나 시리도록 아픈
소리로 바뀌어가는 일상이
내 신체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벌거벗은 발이 가시나무를 닮은 통증은
내 유년의 소녀 하나
그것은 균열이라기보다 파란 하늘을 지나가는 배가 풍선처럼 터져 죽은
소녀 하나 그녀의 창은 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빈 틈과 빈 틈 사이에 뚫려 있어 우리는
서로 창을 열어 대화하고 서로 수신호로
봄과 가을을 교환하기도 하며 마치 그것이 황홀인양 고사목에서
걸어나와 서로의 망막을 닦는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듯한...
제 유년은 구슬치기, 딱지치기 여자아이는 없었죠.
아름다운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느끼지만 언어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 감동을 받습니다.
부러운 필력입니다.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과찬이십니다. 이장희님 훌륭한 시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