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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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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60회 작성일 21-09-23 09:45

본문

 몽정夢精 / 백록



 

  중문색달해변으로 별빛이 쏟아진다

  사르르 사르르

  파도를 톱질하던 모래알들도 덩달아 반짝반짝 춤을 춘다

  어디서 본 듯한 늙은 개 한 마리

  꾸벅꾸벅 졸다가 뜻한 바

  별들의 고향이라는 천제연 하구 베린내(星川浦)로 헤엄을 친다

  그곳은 이미 외지인의 개발에 치여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는 숨비기꽃의 하소연에

실망으로 잠시 귀 기울이다 새벽을 무너뜨리는 절리를 향한다

  지삿지삿 짖어대며 철썩대는 물살의 공격에 짠물 벌컥벌컥 삼키며 허우적거린 그 물때

는 마침 가위에 눌리며 곤욕을 치른 시간

  천장 같은 벼랑 위를 쳐다보니 시뻘건 해가 각막을 찌른다

  해까닥하던 정신머리 번쩍 든다

  저가 나고 자란 큰개(大浦)가 목적지인데 바닷길은 온데간데없고 어쩌다 삭막한 외도의 

콘크리트 속이란다

  막바지 열린 창으로 빗발의 공습이 있었는지

  어느덧 축축해진 가운데

  축 늘어진 수컷의 주책이다

  회춘을 품은 설마의

  어설픈 우격다짐이랄까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록시인님!
감축드립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에
제보 올려도 될까요? ㅎ ㅎ
모래알 같이 반짝거리는 시귀에
갇혔던 마음 한 켠이 활짝 미소 짓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
착각은 자유이므로
가끔씩 착각하며 산답니다
축 늘어지는 꿈이라 자랑할 것도 못되는
개꿈인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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