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소리 > 창작시의 향기

세상의 모든 소리

  폴 차



잠시 잠들었던 세상에 모든 소리
내 기지개 켜는 소리에 놀라
각자의 음정을 찾느라 바빠집니다

밤 하늘의 별들은 반짝반짝 두 손 흔들며
부르던 동요 멈추고
모두 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단 한 가지 유행곡에 꽂힌 커피머신
꼭지를 틀자 반음 높은
나의 기지개 켜는 소리를 정정해 줍니다

이제 난 피할 수 없는 소음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시끄러운 쌈박질 소리
어깨 부딪히는 소리
꽁무니 들어 박고 뺑소니 치는 소리
뉴스 속으로 들어가
내 음정 높이를 조율합니다
베이스의 내 목소리
저 정글 속에서 살아남을까?

목청 따는 소리 높은 단상에서 쏟아져 흘러내려도

너는 나, 나는 나

쌀쌀한 바람소리에 버려진 광고 전단지
세상의 제일 바닥에서 소리 없이 흐느끼며 굴러갈 때

지하에서 소주 홀짝이는 소리 마저
소름 끼치게 조용해
팔려가 북 치던 소녀를 이거리에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