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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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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09-25 12:38

본문

가을 만담(漫談)

 

깊은 구중궁궐에 앉아

혼자 황금 알을 쓰다듬는 부호의 손보다

잘 마른 햇볕 가마니

빨갛거나 누런 곡식이 한섬 한섬 쌓이는

황금들녘의 가슴 편 인심이 넉넉하다

 

물색 짙은 하늘은 파란 파라칸사막,

태양의 광폭 빛줄기 우산 아래

몽실몽실 떠가는 구름은 하얀 담수호(湛水湖),

바람의 시냇물처럼 벼이삭은 들판에 황금물결 치네

곡창의 들판을 지날 때

S자 감성, 코스모스 꽃들이 아스팔트 길가에

줄지어 롤러를 타고 있다

분홍 미소가, 빨간 미소가, 노란 미소가

헤실헤실 앞뒤로 고개를 내밀며

가을 길의 천연색 눈빛들이 복선운행 중인

이성(理性)을 교란한다

천방지축 꽃들의 말이

오빠 어디가?

언니 어디가?

눈길 한번 주면 어디 덧나나?

 

* 파라칸사막: 파란 사막(작자 주관으로 붙여본 상징적 이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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