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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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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6회 작성일 21-09-27 03:13

본문

도마뱀  



한밤중 내가 잠이 들려하면 도마뱀 한 마리가 사사삭하고 내 위를 지나간다. 달빛인가 하고 혹시 외부로 향하는 창이 열린 것인가 하고

 

일어나 보면 밤의 소리가 모여드는 기척이 방바닥에 고여들 뿐 그렇다면 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쫑긋 각을 세우는 파초잎들은 멀리서 사각사


각 흰 종이에 긁히는 언어의 무늬들 좀체로 형태와 빛깔을 이루지 못하는 암흑의 신경들은 익사체처럼 단단한 천장 위로 떠오르는 


흰 종이를 문처럼 열고 나가면 희미한 휘파람 소리 오색 빛깔 더덕더덕 달라붙은 저 투명한 비늘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어머니가 없다. 그리고 


자그마한 몸 안에서 계수나무가 나날이 뻗어오르던 청록빛의 그 아이는 나와 함께 누워있다. 매캐한 꽃가루를 뿌리는 흰 도마뱀이 


내 얼굴 위에 와서 꼼지락거린다. 약간 버둥거리는 격자 무늬 달빛이 채찍을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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