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1 > 창작시의 향기

저 여편네 억센 호미질에

올 봄도 가슴이 파일 테야

억센 여편네

드센 여편네

호랑말코 같은 주정뱅이 지아비

내 안에 품어줬는데

저 여편네 억센 뒤지개는 해 마다 

내 살을 헤집지

씨앗을 주지도 않아

싹이 날 수가 없어도

빠알간 노을이 산마루에 닿을 때까지

만날 눈물만 심지

노름쟁이 지아비 내게 묻고

사흘 밤낮을 호미질만 해대더니

이듬해

빨갱이 큰아들까지 내게 묻던 날부터는

그것마저 멈췄지

싸락눈 곰살맞은 새벽 갓밝기에

몇 해 눈물만 심던 자리

두 발을 가지런히 심은 체

사뜻한 묵념으로 몸을 맡기지

호미질이면 어떻고 

뒤지개면 어떻고 

짜디 짠 눈물과 

깊은 탄식이면 어떨까

그루잠에 서러워

그리움 담뿍 한별 보면

크렁 한 모습 그대로

소스라쳐 품에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