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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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 / 백록
오이를 씹다가
언제부턴가 그밖에 등장인물이 되어버린 내 역할을 생각한다
‘외’와 ‘왜’를 번갈아 뇌까리며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본다
보나마나 여기는 외도지만
정년에 쫓겨 방방곡곡을 방황하다
무심코 내 처지를 맡겨버린
도시 밖, 외진 곳이다
옛 어르신들
오이밭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 했거늘
나의 배경엔 애시당초 오이밭이 없었으므로
그런 우영팥조차 없었으므로
오얏나무를 오이로 오독한 것일 뿐
갓끈 역시 전설 같은 것일 뿐
어쩌다 외설에 휩싸인 거다
왜곡으로 휩쓸렸거나
안주 삼아 씹는 오이가 오늘따라 왠지 씁쓸하다
창밖 한라산의 동태를 보니
어느덧 한로 근처로구나
그 밖에 있는 나는 어쩌다
한심한 외톨이 신세
아침의 시간들은 찰나로 보내버리고
말운末運이 어쩌고저쩌고 씨불이며
저물녘에야 점을 치는
꼬락서니로구나
점괘인즉
외딴섬으로 읽히는 여기에도
내일은 해가 뜬단다
틀림없이
댓글목록
밀감길님의 댓글

시를 읽는 내내 우와, 우와... 감탄했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졸글에 내려주신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