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잡념의 강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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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51회 작성일 17-09-10 03:35본문
(이미지 12) 잡념의 강줄기/맛살이
1) 자식에게 전력투구하다 아홉이닝 모두 끝났다
그럴듯하게 받은 평점으로 은퇴하자
공 던질 구장 잃은 투수는
삼진 잡아 울려 퍼지던 관중의 환호 소리 멀어지고
두둘겨 맞고 허탈해하던 악몽에
헤매는 불면의 밤
그 옛적 게임 시작을 찍은 사관모, 쪽두리 쓴 두 선수
폐백상 펼쳐놓고
흐르는 잡념의 강줄기 속
뱃놀이 하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2) 은퇴 후 남성의 일과는
구속과 해방의 38선을 오가는 외로움의 줄넘기 놀이
헬스장 런닝머신이 제자리 걸음을 시킨 30분 동안
숨이 차 벌어진 땀구멍으로 튀어나온 휄스의 神
노인의 떨어진 맥박에 명줄을 걱정하고 있다
동네 밥집의 모래알 국밥 부지런히 씹고 있을 때
창 밖 바쁜 걸음의 젊음의 행진이
유리창 화면에 무성으로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무와 콩나물 소고기 살점 궁합이 맞는지
목구멍을 통과하며 화합의 소리 "후루룩"
무신경의 임푸란트 이빨들, 노인을 위해
열심히 맺돌질을 해줄 때
주인을 기다리던 TV, 슬픈 세상사를 화면으로 쏟아내며
가차 없는 응징의 코멘트를 기다린다
3) 내 이야기와 친구의 넋두리 귓속에서 증폭 재생될 때
가을을 노래하는 귀뚜라미 소리
여름 밤 하늘을 보내며 울어대는 기러기 소리
가을을 미워하며 광란하는 남쪽 하늘의 허리케인의 소리
수소탄 시험에 피폭된 돼지 멱 따는 소리
창 밖에 스물 찾아온 해 뜨는 소리에
난 끝없이 흐르는 잡념의 강에서 떠나
열린 두뇌의 뚜껑을 닫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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