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 창작시의 향기

가을비 

가을비 창가에 고이는  

저 투명한 것들이 고이면

높은 가지 매달린

감나무 잎들이 점차로 무거워질라 

무거워지면 머언 기억 속 

철썩거리는 밀물에 씻기어가는

폐선, 차갑고 투명한 

가을비는 점점 누군가의 표정 더 

희미해지고 더 

멀어지고 더 간절한 소리로 

환원되어 가는, 

먼 섬에 가 폐선이 되라고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가을비를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