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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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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10-11 09:24

본문

​사랑, 참

100일 기념이라고 적힌 일기장 양말에

구멍이 났습니다

연초록 ​커플티를 입은 숲길 사이로

힙합 모자를 일제히 맞춰입은 회갈색 도토리가

등을 말아 춤을 춥니다

단풍나무가 어깨를 빌려 줍니다

구멍 난 양말을 벗겨내기 위해

정중히 고개 숙이는 빈손은

발가락 한 개의 사소한 죽음조차 가장 낮은 곳에서

맞아 들이겠다는 겸손입니다

아껴 두었던 100일이

오른쪽 엄지 발가락 구멍속에 든 솜사탕을 꺼냅니다

만원짜리  한 켤레를 놓고 줄행랑 쳐 버리는

햇살의 미간이 뾰루뚱합니다

기억을 신고 있을 때의 약속이

추억을  벗어 버리는 새로운 다짐을 기록하느라

구리반지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100일을 꿰매 한번 더 신어볼까

둘둘 접힌 100일을 어제로 던져 버릴까

심각성을 인식 한 단풍나무가

바람의 머리채를 쥐고 흔듭니다

구멍 난 양말 수십 켤레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달아나는 발가락 뒤를 꼼지락 꼼지락 쫓아옵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식의 단계를 한 단계 업했네요
있음으로 진입하는 마성의 힘을 부리는 弄이 강건함에서 이탈했네요
편하기 위한 묵음을 차용하면서도 그러합니다
즐겁고 싱싱하다는 행위적인 시심이 시상으로 이행되었으면 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찾아오시는 발걸음은 귀하게 업 하겠나이다
사랑, 참으로 진입하는 눈길은 공감에서 이탈했네요
편하게 묵음하는 정도를 부탁드리면서도 그러합니다
즐겁고 싱싱하다는 행위적 시심의  이행시는
제 한계입니다  너그러운 하루 되시고요^^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갈수록 난해해지는군요
허기사, 이 마을을 사로잡는 시향이기도 합니다만
난독증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가을도 깊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역시 갈수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태운님의 시는 꼭 완독을 하고 있습니다
난독증이 심해지면 중독이 올지도.. 기대는 안 하지만요
깊어지는 제주의 가을로 소풍가고 싶네요
발걸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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