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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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당연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3회 작성일 21-10-13 23:45본문
어린 왕자
몽당연필
오줌이 누고 싶어서
변소에 갔더니
해바라기가
내 자지를 볼라고 한다.
나는 안 비에* 줬다.*
거세게 빗발치던 하루가 잠잠히 가라앉는 시간
팔랑거리는 해바라기 웃음소리가 귓속에서 활짝 피었다
변소에서 오줌 누던 아이가 심장을 고동치게 한다
세상살이가 고단하다고 고래고래 핏대 세운 나
해바라기처럼 샛노란 조막손이 내 어깨를 감싸주는 밤
아이는 해바라기별에 사는 어린 왕자 였을까
불 꺼진 방에는 내 폐부에 거머리처럼 찰싹 달라붙은 수챗구멍 냄새가 포말처럼 끓어올랐다
썩은 생선에 쇠파리 끓듯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아이가 내 얼굴에 오줌을 직직 갈기고 있다
*안 보여
*안동대곡분교 3년 이재흠의 동시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적 갈등 없이 현상만 천착적으로 당겨들었네요
순수에 대한 고찰이 '심하다' 관점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도 묘약일 듯 합니다
그래도 영적 관점에서 하는 게 낫지 않을 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