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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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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회 작성일 21-10-15 20:47

본문

큰원을 그린다 그러다 또 작은 원을 그리고
뱅뱅 돌며 위아래로 오르락 내리락한다
불빛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삶인가 보다
곳곳에 아기들이 잠들어 있다
신은 알을 낳듯 하나둘 품는다
손을 뻗은 불빛 그 앞에서 춤사위가
끈이지 않는다 삶을 희롱하듯 어느것에도
관심두지 않고 벽에 머리를 찧어도 아무도
말리는이 없다
각자의 삶이란 한번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불현듯 깨우친다 누구도 어느 하나
관심 가지지 않는다 멍하니 귀가 뱅글뱅글
돈다 들리지 않고 말하지 않는 귀는
여전히 들을 수 없고 다가오지 않는다
귀가 보는 것에 닫을 수도 읽어 낼 수도 없다
몇번의 생을 모두 다 귀만 달고 태어났지만
말이란걸 한번도 배운적 없는 껍데기는 생을
빛 앞에 빛의 흉내만 내다 누군가 봐주기를
바라며 신 앞에 무릎 꿇는다 신은 그가 귀를 가진
미물이라면 당연히 주어진 두 날개로 자신을
찬양하다 생을 마감해도 된다는 듯이 마수의
손아귀를 뻗어 두었다 미물은 회전하면서
정신을 놓는걸 즐기는지 생의 다른 인생들에게
주는 관심 보다 짧은 생을 밤마다 빛에 취해 있다
빛을 찬양하는 건 인간이나 미생이나 같다
하루를 챗바퀴 돌며 삶을 허비하는 삶을 배운다
어쩌면 취해 있을 때 원안에 중심이 될 때
가장 한 생명으로써 자부심을 느끼며
삶 다운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저 미생은
일하며 괴롭지 않고 가난하여 슬프지 않으며
오로지 빛을 찬양함과 동시에 생의 종착점 앞에서
삶을 희롱하며 약에 취한 듯 끝없이 돌고 있다는게
어쩌면 짧은 생이지만 어쩐지 니가 부럽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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