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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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詩 / 백록
환한 하늘엔 몽실몽실 몽환 같은 환유의 행간들이 대서사로 흐르고 있습니다
허공을 구르는 새털구름들이 마치 구르몽의 낙엽처럼 밟히며
썰렁한 바다엔 출렁이는 운율들이 희끗거리고 있습니다
얼핏, 하늬바람에 흩날리는 단풍들의 초혼처럼 비치며
울긋불긋해지던 이 땅엔 어느새 서리꽃 피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시들이 시들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설문대할망의 소름 같은 소오름에도
이 섬의 말씀 같은 말오름에도
나의 가슴앓이 같은 사슴오름에도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사월에 떠난 그녀의 약속
동백꽃의 환생이랍니다
그 조짐들 봉긋거립니다
이 기슭으로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계절을 말하는 시편들이 많지만,
거개가 계절의 풍광 그 자체에 함몰되는
경우가 많음을 봅니다
- 제 졸글이 대체로 그러하고 (웃음)
하지만, 때로는 해당 계절보다
더 그 계절다운 시도 만나게 됩니다
그런 전형을 보는 것 같은 시 한 편 입니다
제주의 가을이 오롯이 담긴 가슴의 메세지에
머물다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졸글에 달린 댓글이 너무 거창합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