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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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5회 작성일 21-10-19 23:26본문
빨래 너는 여자
햇살이 소독된 병실로 찾아오는 아침
옥상에는 한 여자가 깡마른 시간들을 긁어모아 젖은 빨래처럼 손아귀로 짜서 널고 있다
탁탁 털리는 구멍 난 타월처럼 공중으로 빠져나간 시간들이 그녀의 손바닥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다
공중은 여자의 침실처럼 부드럽고 안락하게 펄럭거린다
그녀가 머리에 이고 있는 하늘빛은 매일 변덕으로 물들지만 그녀는 푸른 하늘의 해수면에서 늘 몸을 뒤집는 인어였다
수평으로 뻗은 꼬리지느러미가 옥상 위를 휘젓는다
혹등고래 한 마리가 공중을 차고 날아오른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깊은 밤 좋은 시 읽으며 잠들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