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시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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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4회 작성일 21-10-21 00:04본문
*꼬시다, 꽃
퇴근 시간
지하상가 꽃총각 가게에게 꼬집혀
후리지아 한 다발을 사고 말았다
노란 향기를 꼬집은
식탁의 모서리가 늦은 저녁의 허기를 달래 듯
그리움 두 송이를 뱉어 놓는다
아버지는 엄마를 아랫마을 외나무 다리에서 꼬시다 했고
엄마는 나를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유일꽃이라 했다
꽃길만 걷자 하면
어둔 세상꽃밭 자갈밭이 되나니
차라리 한 송이 꽃 되면
걷는 황무지가 꽃길 된다 하셨다
남자 여자
꼬시고 꼬시끼다 꽃잔치 하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예쁜 꽃망울 선물로 받는다
시인에게 꼬집혀 가을은 멍들고
멍든 가슴 내 놓고 가을은 또 시의 지문을 꼬신다
죽음에 꼬집힌 마지막 생을 팔기 위해
국화는 하얀 눈물꽃 소복히 꼿는다
출근 시간
꽃총각 가게는 철문에게 굳게 꼬집혀
다리 밑에 주워 온 꽃을 꼬시지 못한다
*3호선 신사역 지하상가 꽃집 이름을 빌려쓰다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꼬신다'는 행위와 대상으로서의 '꽃'
이같은 행위와 대상을 두고
시인의 意識內容을
담담한 필체로
무리없이 상징적으로 담고 있어
인상적이네요
어쩌면, 시의 내용은
시인의 생생한 체험과도
관련이 있는듯 싶고..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범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하상가 꽃집이름에 꼿혀 후다닥 쓴
일기입니다
비단. 저만의 체험담일까요
선한 돌님의 시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