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의 껍질을 벗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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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13회 작성일 21-10-21 20:03본문
휴식의 껍질을 벗기면
하늘詩
시신경의 눈꼽마저 휴!
식히고 싶은 반나절
한 끼를 거른 토요일 오후가 식은 땀을 마시고
병원문의 셧타를 내리는 손목의 터널이 어둡고 시리다
바깥의 소리를 끄려는 자가용의 볼륨은
뇌혈관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귀의 고막을 찢어 놓으며
한 쪽 어금니가 뽑힌 숲의 공터에
차를 솜처럼 물려 놓고 근처 카페를 들러
한 숨 돌린 시간을 희석한 에스프레소 스팀밀크에 테이크아웃 빨대를 꼿는다
이 골짝 저 골짝
분주하게 숲의 심장을 청진했던 해는 소리를 내려 놓고
단풍의 대퇴 동맥혈을 뽑아 서관 병리과로 이동중이다
고단했던 하루치 액팅이
링거줄에 매 달린 수액처럼 정맥의 푸른 가지 물관으로 흘러 들면
언제나 풍성한 수락산의 폐활량은
매우 양호한 차팅으로 기록 된다
오랫만에 입원한 702호 망태버섯은
골밀도 수치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있고
허연 버짐이 머리까지 번진 711호 옻나무는
소양증의 두드레기가 목까지 올라오고
조울증에 시달리는 격리 707호 국수나무 곁에는
꽈리풀만 빙빙 맴돌고 있다
삶의 껍질을 한겹씩 벗으며 백발이 늘어나는 때죽나무가
등가죽을 걷어 올리며 하품섞인 표정으로 말해 주었다
무겁게 안고 온
7병동 신음의 핏발을 수락산* 정상수치에 꼿아 놓지 못해도
손목의 터널 안에 시리도록 아픈 염원의 깃발은 하늘만큼 펄럭일 수 있다고
볼륨을 서서히 줄이는 수락의 숲,
수락산*의 셧타를 내리는 척추신경의 골짜기가 울고 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 수락산 -서울시 노원구에 자리한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산
댓글목록
몽당연필님의 댓글
몽당연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진기가 이명을 앓고 있어요
소양증에 긁힌 살점들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바퀴벌레처럼 기어 다니고
결국 생이란 바벨탑 같은 것
말라깽이 땡추의 음성이
귓구멍 속에서 항진하고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을 살았던 그녀와
거머리처럼 붙어 합궁하고 싶은
오늘 밤,
머물다 갑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합궁하고 싶은 오늘 밤, 이라는 시제로
시 한편 부탁하고 싶은 오늘밤
,
몽당연필이 닳고 닳도록 시 쓰고 싶은 오늘 밤,
바벨탑이 무너지는 소리가 이명으로 들리는 듯....
머물다 가신 님께 꾸벅^^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관념의 가닥이 갈래를 이룬다 해도
상념의 갈 곳은 또 어디메냐
번민의 불협화음이 이뤄내는 환희로 세상을 대하건만,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번민의 불협화음이 이뤄내는 환희의 세상은
어떤 휴식이 있을까요
상념의 갈 곳은 숲이 제격이더이다
발걸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