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성 > 창작시의 향기

♣ 불멸의 성(性)

서로 굽은 등을 기댈 수 없어

차라리 돌아서서 입을 맞추는 소라달팽이의

천착된 사랑 - 사랑(에로스)에 관한 이야기

떨어지기엔 서로 흡착력이 강하고

끈적거린다

이들의 애증은 서로 똑같거나

진화기 동안 너무 닮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미 상실된 눈을 향해 온몸이 꼬인 채 살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서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한다

다투면서 애증이 다할 때까지 기력을 소진한다

한곳에서 남은 삶이 결판날 때까지 날이 샌다

이들이야말로 전생을 복습하고 후생을 예습한다

* 참고: 소라나 달팽이는 껍질의 나선방향이 같아야 후손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한다

         반대인 경우 후손을 볼 수 없다고 하니 아이러니 하다

* 주의: 순전히 달팽이에 관한 상상이니 확대해석을 불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