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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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감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5회 작성일 21-11-01 09:26본문
당신의 11월
가을이 가기 전에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는데
하루도 뜻대로 되는 날이 없었습니다
삼 년 전에 이사 온 동네를 며칠 전에서야
겨우 어슬렁거리며 기웃거렸으니까요
사람 사는 모양새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는 하지만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더군요
좁은 골목을 가로막고 있는 이삿짐 차를 보았고
짐칸에 겹겹이 실린 짐들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실린 세발자전거를 보았습니다
비스듬히 걸으면 골목을 지날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습니다
남의 뻔한 세간을 굳이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젠 누군가를 엿본다는 일이 힘에 부칩니다
당신의 11월을 지날 때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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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환경의 장애는 자연의 건널목에서 좁은 출구를 만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