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10회 작성일 21-11-06 09:57본문
My Way / 백록
애초의 나의 본색은
불이었다
물이었다
어느 바람이었다
아니, 그 바람의 씨였다
그 씨앗은 모처의 은밀한 자궁의 도량에서 열 달 동안 묵언수행을 하고
불현듯, 이 세상으로 새싹을 틔웠을 터
불은 어린 정신을 북돋우며
물은 작은 육신을 살찌우며
들숨 날숨의 바람은 허파로 품고
이승의 육십갑자를 돌고 돌았을 터
지금은 어느덧 모천으로 회귀하는 길
그 초입이다
지친 정신으로 불사르며
낡은 육신으로 물을 끓이며
가쁜 허파로 숨 고르며
막바지로 가는 이 길목은
도로 처음으로 향하는
환생의 행간이다
마침내 홀씨가 되어 바람에 휩쓸려버릴 이 길은
물길 따라 흐르는 어디메 즈음이다
불 따라 오르는 길목이거나
댓글목록
포엠스타님의 댓글
포엠스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마이 웨이~
시적 표현이 깊고도 깊어
잠시 탐색 좀 하였습니다.
이것도 모험이네요.
이 지역 코로나 비상사태로
탐색 기간이라
며칠이 될지 몇 주가 될지 모를
방콕에 와 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알고보면 인생길 다 고만고만입니다
나고 자라 먹고 싸고 흥하고 망하고
물론 질적으로 각기 차원마다이겠으나
알고보면 도긴개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거랍니다
태국의 방콕이나
초가집 방콕이나
일장일단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등신불 / 김태운
나무가 바람에 탈탈 털리고 있다
아니다
스스로 털고 있는 거다
바람은 수행을 위한 죽비일 뿐
혹은 목락이거나
깨우치고 있는 거다
훌훌 비워버리는 거다
한동안 울긋불긋해진 것들
불에 태우듯
나목이 곧 당신의 진면목인 양
그 본색을 드러내는 거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