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관세음보살
국숫발이 빗발치는 휴일 오후
아내가 멸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냄비에 넣고
늦은 점심을 끓입니다
짓무르고 쓰라린 손끝으로 아픈 내색도 없이
소쿠리에 펄펄 끓던 면발을 흐르는 물에 씻고 있습니다
스무 몇 해를 살아오면서 뒤틀리고 배배 꼬이고 증오로 싸맨 실타래를
남편이라고 원수보다 못한 이 인간을
아내는 조용히 국숫발을 뽑아 사기그릇에 얌전하게 담아 올립니다
식탁 위에는 마주 앉은 국수그릇 사이로 관세음보살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저는 관음보살에게 늘...
묵언수행 중에
ㅎㅎ... 그 분위기
완전 공감입니다
똥묻은개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시인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태승님의 댓글

나무관셈보살 -ㅎ-
똥묻은개님의 댓글의 댓글

강태승 시인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tang님의 댓글

사랑의 음미 그리고 팔자의 가늠 그리고선 횐희의 의미와 함께 합니다
영체의 존재는 서글픔에서 사라짐과 대면합니다
똥묻은개님의 댓글의 댓글

tang 시인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tang님의 댓글의 댓글

생명 가득 환희가 요즈음 추세입니다
목헌님의 댓글

좋군요...보살님에게 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마음 진하게 읽고 갑니다
똥묻은개님의 댓글의 댓글

목헌 시인님!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