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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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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똥묻은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325회 작성일 21-11-06 13:44

본문

관세음보살



국숫발이 빗발치는 휴일 오후
아내가 멸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냄비에 넣고
늦은 점심을 끓입니다
짓무르고 쓰라린 손끝으로 아픈 내색도 없이
소쿠리에 펄펄 끓던 면발을 흐르는 물에 씻고 있습니다
스무 몇 해를 살아오면서 뒤틀리고 배배 꼬이고 증오로 싸맨 실타래를
남편이라고 원수보다 못한 이 인간을
아내는 조용히 국숫발을 뽑아 사기그릇에 얌전하게 담아 올립니다
식탁 위에는 마주 앉은 국수그릇 사이로 관세음보살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의 음미 그리고 팔자의 가늠 그리고선 횐희의 의미와 함께 합니다
영체의 존재는 서글픔에서 사라짐과 대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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