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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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02회 작성일 21-11-07 08:00본문
시네마 천국
하늘시
전류의 에너지를 만든 손에는
팝콘이라든 원자재가 있었다는 걸
믿으시나요
바바리를 데려 온 신사와
원피스를 불러 온 아가씨 사이에는
쌍화차가 주선한 계란 노른자같은 자막이
별다방 코피를 홀릭하고요
그해 겨울,
외롭고 쓸쓸한 영하 30을 넘으면 노답이라고
옆구리가 시린 달은 늘상 반쪽만 내놓고 돌아 다녔죠
가을의 전령을 믿고 싶은 소개팅같은 봄의 설렘은
스테이크한 함박처럼 부드러운 칼질에
조조할인을 이유불문 썰어 먹었죠
감정을 예매하는 사랑보다 한 발 앞선 손과 손은
유혹의 지문을 지워야 한다는 정석의 관문이
이왕이면 맨 구석진 좌석으로 알 수 없는 미래를 안내하죠
아, 감명 깊은 스크린의 주인공이 죽어 가는데
대부분의 손수건이 여기 저기서 훌쩍 거리는데
한 통 속 팝콘 기름에 심장 튀기는 소리만 오직, 오직
하얗게 튀겨진 심장 꺼내는 손에
몇만 볼트의 전류가 흘러, 흘러가~~~~~~~~~~
이후, 연분이라는 천생에 파도치는
불길 모르는 물살에 빠져
봄 하나와 가을 둘을 잉태하고
더 이상의 시네마는 찍을 일 없었답니다
삐걱거리는 두꺼비 집
각방 이브자리에 전기장판을 깔고
너무 빠르게 식어가는 뼈를 지지기에도 바쁘거든요 무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총천연색시네마스코프가 어찌 끊어진 흑백필름으로 돌아가는 영사기 속입니다
이브자리 전기장판 대신 굵은 소낭 장작불로 굴목을 때야겠습니다
온돌 같은 그런 영화가 기억상실증의 첨단치료제가 될 듯요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옳으신 의견입니다
전기장판보다는 굵은 소낭 장작불로 지져야 겠습니다
겨울이 저만치 급하게 오는데 걱정입니다
제주는 서울보다 따뜻하겠지요
다녀가신 발뒤꿈치에 장작하나 올려 드립니다 꾸벅^^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네마 천국이란 영화를
오래 전에 보았죠
영화도 좋았지만..
그 영화 음악에
심하게 꽂혔던 기억도 있고
시인도 혹여,
그 영화를 뇌리 한 편에 떠 올리며
이 시를 쓴 건 아닌지 하는
(내 맘대로) 추측도 합니다만
사실, 우리네 삶에 있어
천국은 늘 요원한 것
- 단 한 번도 우리네 삶에 천국 비스무레 한 것도 없었기에
그래도 이 세상에 아직은 시인들이 있어
가뭄에 콩 나듯
그 걸 (천국이란 걸) 말하기도 합니다만
시네마 천국 후편을
감상했다고 할까
감사합니다 (도치법을 빌어)
약간은 아프지만
좋은 시,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화상의 일부이기도 하지만요...
경양식을 칼질하고 2차로 가는 시네마 스크린의 반대편에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일상의 천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후편은 누구나 비슷한 시편을 짓고 있지 않을까요
선돌 시인님의 후편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묵은 영화 한 편이 던져주는
그 속에 우리가 있었고 호화찬란함 속에
그날이 천국처럼 우리 가슴 한 쪽이 냉골인데
아랫목과 같습니다.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팝콘 한봉지에 찌릿했던 두 손이 가끔 기억을 더듬으면
전기장판이 무색해지기도 합니다요 ㅎㅎ
그래도 영화 한편이 던져주는 여유는 가끔
누리며 살아야죠
다녀가신 걸음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