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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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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포엠스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3회 작성일 21-11-08 07:02

본문

겨울비


 포엠스타



 먹구름 새 한 마리 얼마나 커다란지
 저 넓은 하늘의 마음 다 가리고도 남는다
 사진작가가 가는 가을을 가둬 두려고
 찍는 것처럼 찰칵찰칵 비가 내려온다
 아이들은 단풍으로 수놓은 장화를 신고
 펼치면 꽃이 피어나고 접으면 꽃이 지는
 우산을 쓰고 평소라면 가방을 내팽개쳐놓고
 뛰어놀던 운동장을 재빠르게 벗어난다
 깃털 같은 비에 흠뻑 젖는 나무 한 그루
 빈 가지를 흔들며 유리구슬 같은
 빗방울을 조금이라도 받으려고 한다
 거리는 온통 낙엽 떼 바스락거리며 짖는데
 하나둘 빗방울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깨진 유리구슬을 만지작거리다
 저만치 불어가며 휘파람을 부는 바람
 깨진 그 사이로 짖지 않는 무지개가
 일곱 색 아름다운 꼬리를 흔들며 들어가
 웅크리고 앉아 젖은 잠을 청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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