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행기 > 창작시의 향기

어느 비행기

- 비수

물가에서 태어났을 거북이는 간혹 날고 싶다며 두 팔을 날개처럼 휘젓고 다녔다

산속에서 태어났을 새는 이미 날고 있었으나 더 높이 더 날기를 원했다

사람들은 이들을 甲과 乙이라 칭했다

자칭 丙이라 부르는 이는

이들을 두고

음주운전경력자니 초보운전자니 놀려대지만

검은 호랑이 어슬렁거리는 새해

꽃 피는 춘삼월이면

판가름난다

다행히

한반도의 통일을 꿈꾸는

백두산 꿀벌로 나타나실지

한겨레의 독립을 바라는

한라산 나비로 나타나실지

혹은

사람들 먹이를 가로채는

파리로 변이하든지

사람들 피를 빨아먹는

모기로 돌변하든지

아는 임은 오직

하늘뿐이라는데

하늘님은 벌써 이를 아는지

쿠릉쿠릉 호령을 한다

쇳소리를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