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빛나는 시를 읽을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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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16회 작성일 21-11-08 15:56본문
그대의 빛나는 시를 읽을 때면
문체(文體)가 훌륭합니다
날로, 눈부시게 진화해 가는 어휘도
영롱한 빛으로 좋아 보입니다
수시(隨時)로 받는 상처를 재빨리 다스리며,
고단한 삶을 재충전하는 그대의 영민한 슬기는
나도 따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대가 걸어가는 창망(蒼茫)한 평원은
아마도 수 많은 선지가(先知家)가
세상의 비에 젖은 넓은 옷자락 휘날리며,
표표(飄飄)히 지나갔던 길이겠지요
나도 그대처럼,
행간(行間)의 의미 사이에 숨어있는
냉혈의 진보를 꿈꾼다면 좋겠습니다
흔히 말해지는 사랑과 눈물에 대해서도,
그대의 시에서 말해지는 것과는 달리
정작 속으로는 별 감흥 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별 뜻없이 차갑게
탕진하는 그대의 예리한 영혼만큼은
내가 닮지 않길 바랍니다
생각하면,
얼마나 날카로운 비수(匕首) 같은 세상이던가요
시까지 그래야 한다면, 고개를 가로젖고 싶습니다
왜, 시만 저 홀로
그대와 아무 상관없이 고상하고 아름다워야 합니까
그런 시라면,
문고매장(文庫賣場)에 가득 진열된
포장(包裝)만 사랑인 정교한 금속 활자입니다
생각하건데, 그대는 단 한 번도
남을 위해 진정으로 영혼의 뜨거운 눈물은
흘리지 않은 듯 합니다
시라는 이름으로
오로지 자신만 우아하게 가꾸는, 그대가
왠지 조금씩 싫어집니다
먼 훗날, 아니 이 대책없는 시대에
그대의 시가 세상 위에 우뚝 서는 것보다
설령 시를 전혀 모르는 둔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대가 진정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 선돌,
* 평생 시라는 사기만 치고 살아온 거 같아서
면목 面目이 제로(0)라는 느낌..
댓글목록
飛獸님의 댓글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쓰는 비수가 또 다른 비수로 읽힙니다
잘 새겨듣겠습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무슨 말씀을..
삼생이가 저보구
항상 사기꾼이란 말을 했는데
그 말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닌듯 하여..
이 잡글은 어디까지나 저를 향한
匕首인 것을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에서 공감을 얹어놓고
가고 싶네요
저도 새겨들겠습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겨 들을 글은 못되고
그저, 저 자신을 향한 반성문이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