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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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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포엠스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회 작성일 21-11-0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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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


 포엠스타



 거칠고
 푸석푸석한 그는
 시래기만 삶아도 고드름 녹는 듯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초겨울 저녁 국그릇에 담긴
 시래기가 구수한 향기를 소문처럼 퍼뜨린다
 온기가 달아나는 배고프던 시절
 이 시래기 하나만으로도 훈훈했었지
 마음 헐리는 찬 바람 불어오고
 시래기 한 그릇 내오신다
 외진 앞동산에서는 사시나무처럼 추위에 떠는
 허기진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시래기 묶음처럼 거칠고 주름진 손
 푸석푸석 으스러지랴,
 잡아드리지 못한 그 주름진 손등에
 구수한 구절초 꽃말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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