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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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62회 작성일 21-11-09 10:37본문
싯발 / 백록
싯발이 아프다
필시, 너무 빨리 달린 탓일 거다
평생을 부지런히 걸어도 갈까 말까한 거리를
불과, 십 년에 달린 까닭일 거다
덩달아 싯팔도 아프다
그동안 너무 휘저은 탓일 거다
요즘은 잇발마저 시리다
썩은 글과 말을 마구 씹고 씨불인 탓일 거다
시인 같은 어느 의사의 처방은
질긴 말이나 딱딱한 글도
함부로 씹지 말라던데
이 가을의 낙엽 같은 나잇살을 생각하며
구르몽의 시몬을 떠올리며
살살 밟으라던데
지금도 난
시쳇말 같은 싯발을 핑계 삼아
사전에도 없는 싯팔이니 잇발이니
같잖은 사이시옷을 소환하며
말과 글들을 악착같이 씹고 있다
씨불알을 주둥이로 달고
試답잖게
댓글목록
희양님의 댓글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시인은 씹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병인지
이빨을 병원 업무과에 다 털려버려도 씹는 버릇을 어쩌지 못합니다
이빨 성성 할 때 그냥 직진하세요
재미있게 묘사하신 시편 즐감하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업무과에 이빨을 털렸다면 분명 폭행인데 위자료 등등 보상은 받으셨나요?
ㅎㅎ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겠지요
그때까진 살며 확인해보렵니다
감사합니다
달래강님의 댓글
달래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가 들어가며 치아도 시원치 않은게 사실입니다.
해학이 있는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미소를 짖게 되네요.
힘든 일도 기쁜일도 담담히 풀어 내시니 대단하십니다.
즐거운 오후시간 보내세요.
시인님,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마다 쓰는 시라 일상이 곧 일기고 일기 중엔 시 냄새 풍기는 것도 더러 있답니다
감사합니다